상 속 정원을 다른 작업으로 이어 보기
어느새 10월이다. 처음 기획 내용을 적던 때에는 머릿속에 있던 장면들이 이제 이미지와 영상으로 쌓였다. 이번 달에는 세 편의 스토리보드와 장면별 작업물을 다시 살펴보며 전체 흐름을 정리했다. 개별 장면을 만드는 동안에는 눈앞의 수정에 집중했는데, 모아서 보니 이야기의 분위기와 연결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처음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화면에서도 느껴지는지 확인했다.
스토리보드로 보면 마음에 드는 듯 하면서도 아직 안든다는 것이 함정..
캐릭터와 소품을 보완하는 작업도 이어졌다. 피스타의 귀와 몸 색, 얼굴과 발의 형태처럼 작아 보이는 부분들이 전체 인상을 만들었다. 이미 정리한 기준이 있어도 장면마다 다시 비교해야 했다. 비슷한 수정을 반복할 때는 시간이 많이 든다고 느껴지지만, 앞뒤 장면에서 같은 피스타가 보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수정 내용을 기록해 두고 다음 확인에 참고했다.
물줄기와 피스타의 반응이 함께 보이는 작업 장면. 효과음을 더할 순간도 함께 생각했다.
소리를 정리하면서는 장면을 또 다른 방식으로 보게 됐다. 물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 작은 움직임에 따라 붙는 효과음, 정원에 흐르는 환경음이 화면의 느낌을 바꿀 수 있었다. 어떤 순간에 소리가 들어가야 자연스러울지 장면별로 살피고, 영상과 음향 후반 작업에 필
요한 내용도 정리했다. 눈으로만 확인하던 장면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이었다.
이번 달에는 다른 작업과의 연결도 함께 생각했다. 피스타의 물주기나 씨앗 돌보기는 전시와 체험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이다. 화면 속 피스타를 바라보는 데서 더 나아가, 관람객이 함께 꽃에 물을 주거나 자기만의 씨앗을 심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영상에서 전하려던 돌봄의 마음을 직접 경험하게 하려면 어떤 방식이 좋을지 고민했다.
그동안 만든 캐릭터 시트와 배경, 소품 이미지도 다시 살폈다. 영상 제작을 위해 준비한 자료들이 홍보 이미지나 전시 구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다만 사용하는 곳이 달라져도 피스타의 모습과 분위기는 이어졌으면 했다.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정하기보다, 쌓아 둔 자료를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가고 있다.
돌아보면 지난 몇 달은 기획하고, 손으로 그리고, 새로운 도구를 알아보고, 수정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아직 더 살펴야 할 부분도 있지만 피스타의 정원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 작업에서도 서두르기보다 필요한 부분을 하나씩 돌보려고 한다. 피스타가 정원에 물을 주듯, 나도 이 이야기에 꾸준히 손을 보태고 싶다.

